사람이 무너지지 않게 만드는 구조, 시스템 이야기

시스템이 사람을 지탱해주는 조직, 그리고 그 한계

회사에서 ‘시스템’이라고 하면 대부분 ERP나 BPM 같은 IT 시스템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조금 더 넓은 시각에서 보면, 시스템은 단순한 소프트웨어를 넘어 사람의 흐름과 구조 전체를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조직 계통, 직급 체계, 보고 라인, 그리고 협업 네트워크처럼 눈에 보이지 않지만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인적 시스템’ 역시 회사 시스템의 중요한 축입니다.

왜 시스템이 중요한가?

시스템이 잘 짜여 있다면, 누군가가 업무를 완벽히 수행하지 못하더라도 전체 흐름은 유지될 수 있습니다.
가령 한 구성원이 일시적으로 업무 이해도가 떨어지거나, 실수가 반복되더라도
프로세스에 따라 업무가 자동으로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리더 혹은 동료가 자연스럽게 보완하는 구조가 작동하게 됩니다.

특히, 대기업은 이런 시스템이 IT 시스템과 인적 시스템 양쪽에서 치밀하게 설계되어 있어서,
한 사람의 일탈이나 실수가 전체에 큰 영향을 주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죠.
이것이 바로 ‘조직의 방어력’이자, 시스템의 힘입니다.

IT시스템과 인적시스템

하지만, 시스템도 사람 위에 있지는 않다

그러나 아무리 잘 설계된 시스템이라도,
권한을 가진 누군가가 시스템을 무시하거나 훼손하려 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보고 체계를 무시하고 지시를 내리거나,
IT 시스템을 우회해 사적 의사결정을 하거나,
조직 문화를 무시하고 개인적인 기준으로 판단을 내리는 경우처럼 말이죠.
이런 경우에는 시스템 자체가 무력화됩니다.

그리고 이런 일이 반복되면, 구성원은 시스템을 신뢰하지 않게 되고,
결국 회사 전체가 사람의 기분이나 권력 구조에 따라 움직이는 비효율적인 조직으로 변해버릴 수 있습니다.

좋은 시스템을 지키는 마지막 퍼즐은 ‘문화’다

결국 시스템은 ‘기계적 장치’가 아니라 ‘신뢰의 구조’입니다.
이 구조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 구성원 모두가 시스템을 신뢰하고,
  • 권한 있는 사람일수록 시스템을 더 존중하며,
  • 문제 상황이 생겨도 시스템 안에서 해결하려는 문화가 뿌리내려야 합니다.

좋은 시스템은 사람을 지탱해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시스템을 지키고 존중하는 사람과 문화가 없다면,
결국 아무리 정교한 시스템도 무너지게 되어 있습니다.

시스템의 문제는 비단 회사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국가도 마찬가지입니다. 건강한 국가는 시스템으로 운영됩니다.
권력자 한사람에 의해 좌지우지 되지 않습니다. 

권력자가 큰 방향을 정하면 시스템이 그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국가가 유지되는거죠.
그런데, 권력자가 시스템을 무시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잘 돌아가는 시스템과 사회 기준이 본인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시스템 자체를 흔들려고 하면 엄청난 혼란이 몰려옵니다.

시스템을 새로 정립하는데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 결과로 운영되는 시스템은 회사던 국가던 우선 존중하고 따르면서
부족한 면이 있을 때 이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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